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 축사에서 왜 하필이면 기미독립선언서를 꼭 찍어서 언급하고,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을 펼치며,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라고 말하는 걸까요?
왜 그럴까요?
먼저 기미독립선언서의 내용을 찾아보면, 이 선언서는 다른 선언문과 비교하면 요구서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특히 무오독립선언서나 신채호의 조선혁명선언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뚜렷하다.
이 선언서에는 무력을 동원해 투쟁하자는 내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정의를 위한 군대'와 '인도주의적인 무기'를 강조하여 독립을 주장하는데, 이는 일본에 대한 저항이나 비판보다는 독립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배신을 책망하거나 무도함을 꾸짖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실수를 꾸짖는 것은 우리의 목적이 아닙니다"와 같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일제 통치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는 일본과의 합병으로 세계 문화에 기여할 기회를 상실한 점을 암시하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요구서에 가까운 선언서가 나온 이유는 당시 국제사회와 관련이 있다.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 주장한 민족 자결주의와 제1차 세계대전 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및 오스만 제국의 해체로 인해 독립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낙관론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인지, 기미독립선언서는 독립을 선언하는 것보다는 일본 당국에게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현재 우리도 독립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과 싸우거나 반대하지 않으려 한다."라는 읍소에 가까운 선언서가 작성된 것입니다.
세계의 흐름이 저렇다고 우리가 요구를 하면 그 잔혹한 일본이 받아들여줄 것이라고 생각을 하다니, 너무나 실망스럽다.
이 처럼 민족의 고통은 외면한 체, 엉뚱하게 세계 문화에 기여할 기회의 상실을 운운하며 일본을 책망하거나 무도함을 꾸짖을 생각도 없다고 말하는 비정상적인 독립선언서를 꼭 집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한일 문제를 친일적 측면에서 보다 수월하게 풀어내기 위해서, 대중들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독립운동의 가치를 운운한 것은 지극히 뉴라이트 다운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건국전쟁 즉 이승만 대통령을 옹호하고 이용하고자 하려는 의도라고 생각된다.
이승만 대통령은 독립운동과 관련하여, 외교 분야에서 업적을 쌓았던 인물이고,
정부 수립 이후, 친일 잔재 세력을 옹호했던 대통령이기도 하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해체
그들의 분명한 의도는 이승만이라는 대통령이 친일 세력을 감싸고 돌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초대 대통령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제목 처럼 "건국"이라는 부분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독립운동 공적이 저렇게 높은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건국했다고 주장하면서,
건국 이전 즉, 일제강점기 기간에 한 행동들은 죄가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결국 뉴라이트와 친일파들은 나라를 팔아 먹었다라는 죄목을 깔끔하게 세탁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기미독립선언서의 초안 작성자 최남선, 편집자 이광수는 3.1 운동 이후 대표적으로 변절한 친일반민족행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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