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새해가 되었지만, 아이들 방학 기간에 휴가를 맞추다 보니, 8일인 오늘에서야 새해 첫 출근을 했다.
사무실에는 작년 연말에 긴급하게 희망퇴직을 하신 분들의 빈자리가 아직도 덩그러니 비어 있다.
(우리 부서는 회사 인원 조정 정책에 따라서, 목표 인원수가 될 때까지 임금 피크제인 인력이 희망퇴직을 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결원에 대해서는 충원을 해주지 않고 있다.)
옥수수에서 알갱이가 중간중간 빠져 있는 것처럼 좌석 중간중간에 빈자리가 텅 빈 무인도처럼 보인다.
이렇게 생각에 잠시 빠져든 사이에 회의에 들어갈 시간이다.
새해 첫 회의이지만, 무언가 알맹이 없는 찐빵 같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많은 선배들이 떠나갔다.
이런 생각에 잠시 빠져든 사이에 전화 진동이 울린다.
퇴직 후, 협력사에 재취업하여 여전히 근무 중이신, 선배의 전화였다.
마침 회사에 볼 일이 있으셔서, 방문을 하셨단다.
오랜만에 오셨는데, 애매한 시간이다.
부서 내 회의와 행사가 이어지는 중간 시간에 오신 것이다.
고작 30분 남짓이다. 장소를 이동하고 회의 시간까지 돌아오려면 대략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20여분 정도이다.
오랜만에 방문해서 전화까지 주신 선배를 이대로 보내드리기에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잰걸음으로 바쁜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나아갔다.
열굴을 보니, 참 할 말이 많다.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빠르게 지나간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문득 경성크리처에서 장태상의 한 마디가 생각난다.
"살아남는 것에 진심인 사람"
그 선배는 우리 회사에서 약 35년이라는 시간을 버티고 정년퇴직(만 60세)을 했다. 그리고 작년 연말에 퇴직하신 두 선배들도 약 35 ~ 36년이라는 시간을 버티어 내었다.
그리고 한 분은 다시 취업하셔서, 직장 생활을 이어 가고 있고 연말에 퇴직하신 선배들도 다시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계시다.
회사 생활에 아무리 지치고, 정나미가 떨어져도, 내 뒤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살아남으리라
저 선배들을 보자, 35년, 36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도 가족들을 위해서, 다시 뛰고 있고 다시 준비하고 있다.
반성하자.
속 편한 소리, 불평은 이제 그만하자. 나이는 피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새로운 것들을 습득하자
쉬지 않고 움직이자.
미래를 준비하자
그런데 정년이 연장되면 좋겠지만, 만 65세 퇴직하고 나면 난 뭘 할 수 있을까?